휴먼쌤

초등 · 숙제에 AI를 쓰려고 해요

숙제할 때 아이가 챗GPT를 써도 되나요?

결론

써도 돼요.

다만, AI 사용 여부보다 중요한 건 숙제가 끝났을 때 아이에게 무엇이 남느냐예요.

AI 서비스마다 쓸 수 있는 나이가 달라요. 챗GPT는 만 13세 이상이고, 만 18세 미만은 보호자 허락이 필요해요. 만 13세 미만은 부모님이 동의해도 쓸 수 없어요(2026년 10월 약관 기준).

오늘 해 볼 한 가지저는 AI를 켜기 전에 아이가 '내 생각 한 줄'을 먼저 고민하게 하고, AI를 끈 뒤에는 비슷한 문제 하나를 혼자 풀게 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.

근거

근거 ① - AI가 답을 대신 주면, 점수는 떨어지는데 정작 본인은 그걸 몰랐어요.

미국국립과학원회보(PNAS)에 실린 Bastani 외(2025) 연구에서는 튀르키예의 한 대형 고등학교 9~11학년 약 1,000명(약 50개 학급)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어요.

학급마다 제비뽑기로 ① 교과서와 노트만, ② 챗GPT와 비슷한 일반 AI(GPT-4), ③ 답 대신 힌트만 주는 AI 가운데 하나로 수학 연습을 하게 했고, 90분 수업을 네 번 하면서 매번 마지막에는 책과 노트북을 덮고 시험을 봤어요. 그랬더니 결과는 다음과 같았어요.

  1. 일반 AI로 연습한 학생들은 AI 없이 본 시험에서, 교과서로 연습한 학생들보다 약 17% 낮았어요.
  2. 이 학생들이 AI에 보낸 첫 메시지의 56%가 문제를 그대로 붙여 넣거나 답을 달라는 것이었어요.
  3. 그런데 점수가 떨어진 이 학생들은 자기가 더 못했다거나 덜 배웠다고 느끼지 않았어요(설문).

이 자료가 말해 주는 건, 답을 받아 숙제를 끝낸 것과 실제로 배운 것은 다르고, 그 차이는 AI를 끄고 해 봐야 드러난다는 거예요.
(단, 이 연구는 고등학생·수학·한 학교의 결과라 초등학생에게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는 점은 참고)

근거 ② - 힌트만 주는 AI는 손해를 막았지만, 그것만으로 더 배우지는 않았어요.

같은 연구(Bastani 외, 2025)에서는 ③번, 선생님이 문제별 풀이와 흔한 실수를 넣어 두고 답 대신 힌트만 주도록 만든 AI로 연습한 학생들도 따로 살펴봤어요. 그랬더니 결과는 다음과 같았어요.

  1. 일반 AI처럼 점수가 떨어지는 손해는 막았어요.
  2. 하지만 AI 없이 본 시험에서 교과서로 연습한 학생들보다 더 나아지지도 않았어요.
  3. 그런데 이 학생들은 실제보다 자기가 더 잘했다고 느꼈어요(설문).

이 자료가 말해 주는 건, AI를 '답 기계'에서 '힌트 선생님'으로 바꾸는 것은 손해를 막는 첫걸음일 뿐, 그것만으로 아이가 더 배우지는 않는다는 거예요. 그래서 저는 'AI 없이 하나 더'를 따로 넣었어요(이건 연구 결과가 아니라 제 원칙이에요).

근거 ③ - 스스로 맞게 푼 문제에서, 아이들은 AI의 틀린 답을 더 잘 알아챘어요.

IEEE AIRC 국제학술대회에 발표된 Helal 외(2024) 연구에서는 영국의 한 학교 7~11세 아이 7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어요. 아이들이 먼저 영국 초등 3학년 수준 수학 문제를 풀어 자기 답을 적은 뒤, 로봇(안에는 챗GPT 계열 gpt-3.5-turbo)이 소리 내어 말하는 답을 듣고 '맞다 · 틀리다 · 모르겠다'를 고르게 했어요. 그랬더니 결과는 다음과 같았어요.

  1. AI도 틀렸어요. 29문항 가운데 13개에서 AI의 답이 정확하지 않았어요.
  2. 아이들은 틀린 답을 10번 중 7번(응답 1,540건 기준 72%) 알아챘어요.
  3. 자기가 그 문제를 맞게 푼 경우에는 10번 중 8번(81%)으로 더 잘 알아챘어요.

이 자료가 말해 주는 건, AI의 틀린 답을 걸러 내는 힘은 '내가 그 문제를 알고 있을 때' 가장 잘 나온다는 거예요.
초등학생도 AI의 틀린 답을 꽤 잡아낼 수 있어요.
(단, 이 연구는 아이 수가 아니라 응답 수 기준이고, 정답이 분명한 수학 문제·특정 학교의 결과라는 점 참고)

두 연구의 세 가지 결과를 나란히 놓으면 한 가지가 보여요. AI가 답을 주면 숙제는 끝나지만, 배움은 아이가 스스로 해 본 만큼만 남아요. 그리고 그 차이는 아이 자신도 느끼지 못해요.
'숙제를 끝내는 것'과 '배우는 것'은 엄연히 다르고,
그 차이는 아이도 부모도 모른 채 지나갈 수 있어요.
참고자료

Bastani, H. 외 (2025). Generative AI without guardrails can harm learning: Evidence from high school mathematics. PNAS, 122(26).
Helal, M. 외 (2024). When the robotic maths tutor is wrong — Can children identify mistakes generated by ChatGPT? IEEE AIRC 2024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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